'손흥민 시즌 8호 환상 도움' 토트넘, FA컵 16강 진출 순항

2018-02-08 11:01:27.0

죽음의 일정을 보내고 있는 토트넘이 순항을 이어갔다. 리그에서 맨유, 리버풀까지 난적들과의 경기를 무패로 마감한 것에 이어 FA컵 32강은 재경기까지 치르는 혹독한 일정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선발 출전해 약 61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빈 손흥민은 이번 시즌 8호 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완승에 힘을 보태 에이스의 자격을 입증했다.

8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17/2018 잉글랜드 FA컵' 32강전 재경기에서 홈 팀 토트넘이 뉴포트를 2-0으로 꺾고 16강행을 확정지었다. 지난 1월 말 치러진 첫번째 대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해 승패를 가르지 못했지만 웸블리로 경기장을 옮겨 치러진 이날 두번째 경기에서는 토트넘이 4부 리그 팀인 뉴포트를 압도적인 전력으로 제압하며 안정적인 승리를 챙겼다.

토트넘은 최근 죽음의 일정을 보내고 있다. 1월 말 이후 2월 중순까지 약 보름 동안 리그에서 맨유-리버풀-아스날로 이어지는 리그 최강팀들과의 3연전을 치르는 것은 물론 FA컵 32강전이 재경기까지 겹치면서 싸워야 하는 경기 수 자체가 늘어난 상태. 여기에 오는 14일에는 운명의 대결인 '2017/2018 UEFA챔피언스리그' 16강전인 유벤투스전까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팀을 이끌고 있는 포체티노 감독은 이런 상황을 감안해 이날 뉴포트와의 32강전 재경기에는 주전 선수들에게 대거 휴식을 부여하며 과감한 로테이션 정책에 나섰다. 팀의 주포인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을 비롯해 에릭센과 델리 알리까지 공격 4각 편대 중 핵심선수 3명을 모두 벤치에 남겨뒀다. 유일하게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손흥민.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공격 중심에 둔 가운데 그간 리그에서 자주 선발로 활약하지 못했던 공격수 요렌테, 라멜라 등을 손흥민과 함께 선발로 내세워 '플랜B'를 가동했다.
이미지중원 역시 시소코, 완야마 등 그간 교체자원으로 활용되던 선수들이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수비 라인에도 알더웨이럴트를 제외하면 윙크스, 로즈, 오리에 등 로테이션 멤버들이 대거 선발로 나섰다. 골키퍼 장갑 역시 베테랑 요리스를 대신해 보름이 끼게 됐다. 상대가 4부 리그 소속의 약체였다는 점에서 토트넘으로서는 기존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한 결정이었으나 FA컵 무대에서 종종 하부 리그 팀들이 이변을 일으킨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심할 수 만은 없는 경기였다.

이런 가운데 이날 경기 역시 초반부터 뉴포트의 끈질긴 압박이 토트넘을 괴롭혔다. 1차전 경기에서도 하위 리그 팀이라는 예상을 깨고 강한 조직력으로 토트넘의 공격을 전방위에서 차단했던 뉴포트는 이날도 토트넘 공격진에 대인방어로 강한 협력수비를 펼치며 사전에 패스 루트를 차단하는 탄탄한 전술을 선보였다. 손흥민이 경기 초반부터 쉴 새 없이 화려한 개인기로 상대 측면과 중앙 돌파를 시도했지만 좀처럼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는 못했다.

팽팽한 공방전이 이어지던 가운데 승리의 여신이 먼저 토트넘 쪽으로 향했다. 전반 26분 상대 진영으로 침투해 들어간 시소코가 강하게 때린 슈팅이 이를 걷어내려던 뉴포트 수비수 버틀러의 발에 맞고 예상치 못하게 굴절되면서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버틀러의 자채골이었다. 행운의 선제골을 기록한 토트넘은 먼저 1-0 승기를 잡으면서 답답하던 분위기를 털고 경기 주도권을 잡으며 특유의 팀 컬러를 앞세워 상대를 제압했다.

선제골로 경기 분위기가 넘어오자 손흥민은 이날 선발로 호흡을 맞춘 요렌테, 라멜라 등 새로운 공격조합들과도 유기적인 호흡을 선보이며 공격력을 높였다. 전반 31분에는 라멜라에 이어 손흥민까지 재차 슈팅을 시도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흔들린 뉴포트를 압박했다. 곧이어 전반 34분에는 손흥민이 매서운 돌파로 상대 최전방 지역에서 라멜라에게 날카로운 침투패스까지 연결하는 환상적인 동작을 선보였고 공을 이어 받은 라멜라가 때린 슈팅은 그대로 다시 뉴포트 골망을 흔들었다.
이미지시즌 8호 도움을 기록하며 이른 시간에 팀의 추가골을 견인한 손흥민은 후반 초반까지 상대팀에 가장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경기 분위기를 주도하며 공격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후반 16분, 경기가 2-0 안정적인 구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빼고 에릭센을 투입하며 다시 체력 안배에 나섰다. 당장 불과 이틀 뒤인 오는 10일 저녁, 리그 내에서도 가장 치열한 라이벌전으로 꼽히는 아스날과의 북런던 더비 경기를 치러야 하는 만큼 최대한 많은 선수들의 체력을 아끼며 FA컵 16강 티켓도 놓치지 않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대신해 또 다른 공격 핵심인 에릭센 투입 이후에도 공격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지배했다. 그러나 상대를 압도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뉴포트 수비진의 끈질긴 집중력에 좀처럼 대량득점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후반 33분에는 시소코를 빼고 델리 알리까지 투입했으나 요렌테-라멜라와 에릭센-알리로 이뤄진 공격 조합은 빠르게 유기적인 호흡을 선보이지는 못하면서 파괴력 면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그러나 전반 적절한 타이밍에 터진 선제골과 손흥민의 도움으로 완벽하게 마무리 된 라멜라의 추가골을 보태 2-0 리드를 굳건히 지킨 토트넘은 안정적으로 FA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와 'BBC'등 주요 언론들은 이날 경기 직후 손흥민을 뉴포트전 최우수선수인 '맨 오브 더 매치(Man of The Match)'로 선정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었음을 인정했다.

죽음의 일정에서 절반 가까이를 소화한 토트넘은 이제 상승세를 이어 운명의 북런던 더비에 나선다. 리그 27라운드로 오는 10일 토요일 밤 9시 30분에 킥오프하는 이 경기에서 토트넘은 또 한 번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벌이게 됐다. 리그 26라운드까지 소화한 2월 중순 현재 토트넘은 승점 49점으로 리그 5위에 올라 있다. 4위 첼시(승점 50점)와의 격차는 단 1점에 불과하지만 상대팀인 6위 아스날(승점 45점)의 격차도 그리 크지 않다. 토트넘으로서는 차기 시즌 UEFA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리그 4위권 진입을 위해 반드시 라이벌 아스날을 넘어서야 하는 상황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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