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토트넘-아스날, 구단 운명 걸린 북런던 더비 임박

2018-02-09 14:55:01.0
이미지운명의 북런던 더비가 임박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아스날과 탄탄한 성장세 속에 다시 리그 4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는 토트넘. 20년 넘게 리그 최대 라이벌이자 숙적인 아스날을 넘지 못하던 토트넘은 2016/2017 시즌을 기점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말이었던 2017년 5월 1일 치러진 북런던 더비는 가장 상징적인 사건이 됐다. 그 날은 양팀 팬 모두에게 '토트넘이 아스날을 이긴 날'이라는 뚜렷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두 팀은 다시 한 번 구단의 미래를 걸고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앞두고 있다.

우리시간으로 10일 토요일 밤 9시 30분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토트넘과 아스날이 이번 2017/2018 시즌 첫번째 맞대결을 벌인다.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더비전 중에서도 치열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두 팀의 경기는 같은 북런던 지역을 연고로 하는 라이벌전으로 유명하다. 1994/1995 시즌 이후 무려 22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아스날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하지 못했던 토트넘은 지난 2016/2017 시즌을 기점으로 라이벌 위에 올라 선 상태다. 이번 시즌 역시 중반을 넘긴 2월 현재 토트넘(5위, 승점 49점)이 아스날(6위, 승점 45점)보다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두 팀 모두 현재의 순위에 만족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2014년 5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부임한 이후 토트넘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리그 상위권 팀으로 발돋움했다. 반대로 아스날은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급기야 지난 시즌에는 20년 동안 한 번도 밀려나지 않았던 리그 4위 밖으로 밀려나며 UEFA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확보에도 실패했다. 강팀으로 변모하고 있는 토트넘이나 부진의 사슬을 끊어야 하는 아스날이나 오는 10일 치러지는 리그 27라운드 승리가 이번 시즌 그 어떤 경기보다 절실하기는 마찬가지다.

다소 전망이 밝은 쪽은 토트넘이다. 기존 홈 구장인 화이트 하트레인 신축공사를 위해 거처를 웸블리 스타디움으로 옮긴 토트넘은 시즌 초반의 '웸블리 징크스'도 어느덧 말끔히 털어내며 홈에서 막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7년 말과 연초에 걸쳐서는 팀 부동의 에이스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손흥민이 홈 웸블리 경기에서만 무려 5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는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하며 팀을 무패로 이끌었다. 토트넘 구단 역사상 한 선수가 홈 경기에서 5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것은 2004년 저메인 데포 이후 14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이미지더욱이 2015/2016을 분기점으로 굳건히 유지되던 EPL 빅4 체제는 지속적인 와해 현상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부동의 1강이었던 맨유의 하락세, 강력한 대권주자로 떠오른 맨시티의 급성장, 여기에 리버풀의 반등과 토트넘의 성장, 상위권에 복귀한 첼시와 아스날이 경쟁을 주도하며 순위표 구도는 최대 6위팀들이 모두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큰 터닝 포인트를 거친 것이 사실이다. 박빙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팀들 사이에서도 가장 크게 희비가 엇갈린 것은 북런던 라이벌 토트넘과 아스날이다.

토트넘이 포체티노 집권 2년 만에 우승권을 다투는 강팀으로 성장한 반면 아르센 벵거 감독 장기 집권 체제를 '무한대 수준'으로 연장하고 있는 아스날은 결국 지난 2016/2017 시즌 20년 만에 처음으로 리그 4위권 수성에 실패해 이번 시즌 UEFA챔피언스리그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한때 '4위의 과학'으로도 불렸던 아스날의 '빅4 사수' 명성에는 이미 흠집이 날대로 난 상태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에서 아스날 팬들에게 가장 굴욕적이었던 순간이 바로 지난해 치러진 2017년 5월 1일 북런던 더비다. 2016/2017 시즌 두번째 맞대결이었던 두 팀의 경기는 시즌 첫 더비전이었던 11월 리그 경기에서 1-1 무승부가 나오면서 승패를 가르지 못해 경기 전부터 더욱 살벌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또 토트넘의 홈인 화이트 하트레인이 2016/2017 시즌을 끝으로 신축 구장 건설에 들어가 이날 경기는 구 화이트 하트레인에서 아스날과 치르는 마지막 북런던 더비여서 더욱 의미가 컸다.

결과는 토트넘의 2-0 완승. 90년대 초반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 1994/1995 시즌을 끝으로, 아르센 벵거 감독이 아스날의 지휘봉을 잡은 1996년 10월 이후, 단 한 차례도 라이벌 아스날을 넘지 못했던 토트넘은 포체티노 감독 부임 3년 만에 숙적으로 꼽히던 아스날보다 더 높은 순위로 시즌을 마감하는데 성공했다. 토트넘과 아스날 두 구단 역사에서 2016/2017 시즌의 두 차례 맞대결, 특히 시즌 막판이었던 2017년 5월 1일에 치른 북런던 더비는 훗날 오랫동안 양팀의 역사에 남을 거대한 이정표가 된 셈이다.

이번 시즌 역시 양상은 다르지 않다. 대형 수비수 카일 워커의 맨체스터 시티 이적과 수비수 알더웨이럴트의 부상 등 이런, 저런 전력누수로 부침을 겪었던 토트넘은 박싱데이 이후 1월 내내 흔들림 없는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다시 상위권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그 순위가 5위까지 처져있지만 4위까지 내려 온 첼시(승점50점)와의 격차는 1점에 불과하다. 10일 치러지는 아스날전을 잡을 경우 3위에 올라 있는 리버풀(승점 51점)의 경기 결과에 따라서는 순위표 위치가 크게 이동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미지특히 그 어느 때보다 중대한 라이벌전을 앞두고 토트넘은 1월 말 이후 시작된 '죽음의 연전'에서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순항하고 있어 아스날전 승리에 대한 의욕은 더 커진 상태다. 토트넘은 리그 25라운드에서는 거함 맨유를 2-0으로 잡았고, 26라운드 안필드 원정에서는 극적인 경기내용과 함께 리버풀전을 2-2 무승부로 마치는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 그 사이 치른 두 번의 FA컵 32강전 대결에서는 적절한 로테이션으로 선수단 운영의 묘를 살리며 16강행 티켓을 확보하는 데도 성공했다. 특히 최근에는 긴 시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던 수비수 알더웨이럴트까지 부상에서 복귀하는 등 호재가 계속되고 있다.

반면 아스날은 여전히 '들쑥날쑥'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1월 최대 빅매치 카드 중 하나로 꼽혔던 첼시와의 런던 라이벌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두며 강팀다운 저력을 과시했지만 이후 리그에서 본머스, 스완지와의 원정 경기에서는 하위권 팀들에게 연달아 덜미를 잡히는 등 심한 기복을 면치 못했다. 그나마 위안인 것은 3년 넘게 팀의 주포로 활약했던 공격수 산체스를 맨유로 보낸 뒤 1월 이적시장에서 분데스리그에서 탑 클래스로 검증받은 공격수 오바메양을 영입하며 전력보강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오바메양은 EPL데뷔전이었던 리그 26라운드 에버튼과의 경기에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입성하자마자 골을 터뜨리며 기세가 올라있는 상태다.

북런던 더비는 자존심 싸움 만으로도 물러설 곳이 없다. 하지만 이번 경기 결과는 단순히 승점 3점 이상의 영향력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토트넘은 아스날에 패할 경우 리그 4위권 진입 가능성에서 멀어질 뿐만 아니라 차기 시즌 UEFA챔피언스리그 출전 실패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가시화 될 수 있다. 현재 신축구장을 건설 중인 만큼 구단 재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챔스 출전권은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아스날은 상황이 더 절박하다. 퇴임론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벵거 감독은 순위싸움뿐만 아니라 구단 자존심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토트넘과의 라이벌전에서 패할 경우 이번 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 놓아야 할 가능성이 크다. 두 구단의 사활이 걸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토트넘과 아스날의 2017/2018 시즌 첫번째 맞대결은 10일(토) 밤 9시 30분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킥오프 할 예정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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